펼친 상태
1.
하품이 날 정도로 지루한 무리에서 빠져나온 매튜는 긴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다가오더니 매튜의 옆에 앉았다. 그는 매튜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점잖게 입을 열었다. 네 아빠하고 난 형제나 다름없는 사이였지. 매튜는 그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아빠 필립의 가까운 친척이었다. 돌아가신 너의 부모님 대신 앞으로 내가 널 돌봐주고 싶구나. 그리고 그는 어마어마하게 규모가 큰 다국적 기업의 CEO였다.
아마 필립이었더라도 자신과 똑같이 했으리라. 랄프는 매튜를 찬찬히 살펴봤다. 아직 12살인데도 어른스런 침착함이 인상적인 아이는 알았다는 듯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매튜는 랄프에게 입양됐다. 자신을 돌봐주던 유모와 함께 랄프의 집으로 온 매튜를 그의 부인이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허리를 숙여 안아주는 그녀의 뒤로 쑥쓰럽게 쳐다보는 파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다니엘, 매튜는 너보다 4살 아래란다. 네가 형이니까 앞으로 잘 도와주렴.
조금 상기된 얼굴로 인사를 하려고 그가 막 입을 열었을 때 매튜가 불쑥 손을 내밀었다. 잠시 멈칫하던 다니엘은 웃으며 매튜의 손을 잡았다. 얼음처럼 차가운 손에 흠칫 놀란 다니엘은 매튜의 손을 가져가 입김을 불었다. 그 행동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밖이 많이 추웠나보다. 자신의 손을 문지르며 웃는 다니엘을 매튜는 빤히 쳐다봤다.
침대에 드러누운 매튜는 손가락 사이로 스미는 불빛을 바라봤다. 누군가와 닿는 걸 병적일 정도로 싫어하던 그가 다른 사람에게 먼저 악수를 청한 건 처음이었다.하지만. ....매튜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쁘지 않았어. 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눈을 감았다. 따뜻한 손과 다정하게 휘어지던 눈, 매끈해 보이는 붉은 입술이 떠올랐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손끝으로 두근거리는 심장이 느껴졌다.
다니엘은 매튜를 친동생처럼 아끼고 사랑했다. 별다른 표현을 하진 않아도 다니엘은 매튜 역시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평소의 정제된 모습과는 달리 매튜는 다니엘 앞에서만큼은 편안하고 꾸밈이 없었다. 다니엘은 그가 자신에게 마음을 열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매튜의 행동에 담긴 의미까지는 그는 알지 못했다.
다니엘의 안색이 부쩍 안좋아졌다. 공교롭게도 매튜가 오면서부터였지만 그것이 서로 관련이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엔 그냥 감기 정도일거라 생각한 다니엘은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쓰러졌고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온 랄프부부는 창백한 얼굴로 잠들어 있는 아들을 걱정스럽게 지켜봤다. 안으로 들어온 의사는 몸이 무척 약해져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밖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며 일단 병원에 입원시키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거라면 차라리 집에서 쉬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부인의 말에 랄프는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집으로 돌아온 다니엘은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하루종일 침대에서 누워지내기 시작했다.
매튜가 온 지 6개월만의 일이었다.
2.
랄프부부는 사립학교에 들어갈 것을 권했지만 매튜는 싫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그의 뜻대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학교에 다니게 된 그는 수업을 마치면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매튜는 밖에 있을 때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다니엘 곁에서 지냈다. 옆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아무렇지 않게 슬쩍 옆에 누워서 낮잠도 자는 등 매튜는 마치 그곳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인 것처럼 당연하게 행동했다. 16살이나 됐으면서 애처럼 왜 그러냐는 다니엘의 말에도 그는 그저 웃었다.
침대헤드에 기대앉아 책을 읽던 다니엘은 가까워지는 익숙한 발소리에 슬쩍 웃었다. 이윽고 벌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매튜는 다니엘이 누워있는 침대로 요란하게 뛰어들었다. 또..! 짐짓 꾸짖듯이 말했지만 매튜는 키득거리며 어리광부리듯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은 다니엘은 그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오늘은 별 일 없었어? 다니엘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로 매튜가 웅얼거렸다. 카일이 죽었대.
뭐? 매튜는 고개를 들어 다니엘의 놀란 얼굴을 쳐다봤다. 며칠 전에 내가 말했잖아. 재수없는 녀석이 하나 있다고. 근데 어제 물에 빠져 죽었대. 물을 참 무서워하던 녀석이었는데... 아이러니하지. 매튜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했다.
그래..정말 안됐구나.
뭐가? 눈을 둥그렇게 뜬 다니엘을 보며 매튜가 표정없이 말했다. 어차피 누구나 한번은 죽어. 그런 나쁜 놈은 빨리 죽어도 나쁠 거 없잖아.
말문이 막힌 다니엘을 보며 농담이라고 큭큭 웃던 매튜는 웃음을 거두고 빤히 쳐다보더니 다니엘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오늘은 좀 어때? 힘없이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다니엘의 모습이 먼지 덮인 그림처럼 희미해 보였다. 뜨끈한 이마에서 손을 내린 매튜는 생기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느닷없이 예쁘다고 했다.
..뭐?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다니엘에게 매튜가 다시 한번 말했다.
예쁘다고.
특히 오늘처럼 살짝 열이 오른 날이면 더 그런 것 같다고 매튜는 생각했다. 홍조를 띤 두 뺨. 힘없이 내려앉은 속눈썹. 지친 듯 나른해 보이는 눈으로 그가 자신을 쳐다볼 때면 어쩔 땐 도저히 참기 힘들 정도였다. 바로 지금처럼.
...예쁜게 아니라 잘생긴 거겠지. 예쁜걸로 따지면 네가 훨씬 예쁘잖아.
나도 알아. 다니엘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큭큭거리던 매튜는 다니엘에게 슬쩍 가까이 앉더니 멀뚱멀뚱 바라보는 그의 어깨를 살며시 쥐었다. 저물어가는 빛이 매튜의 등 뒤로 들어와 그의 얼굴을 어둡게 만들었다. 서로의 호흡이 닿을 만큼 가까워지자 둘의 눈빛이 야릇한 분위기 속에 뒤섞였다. 노골적인 시선에 다니엘은 왠지 그를 밀어내고 싶었지만 그럼 더 어색해질 것 같아서 긴장한 어깨를 굳힌 채로 가만히 있었다. 매튜의 눈이 다니엘의 입술을 향했다. ...형도 날 사랑하지..? 숨막힐 것 같은 정적을 깨고 그가 물었다. 물론 다니엘은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조금 망설이던 다니엘이 입술을 작게 벌리며 그렇다고 대답하자 어둠속에서 매튜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럴 줄 알았어. 매튜는 떨떠름해보이는 다니엘을 끌어안고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나도 사랑해. 기분좋은 듯이 그가 속삭였다. 다니엘은 당황스러웠다. 평소에도 가벼운 애정표현을 자주 하던 그였지만 오늘처럼 부담스러울 정도로 진지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한창 예민할 시기에 계속 붙어있다보니...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여자친구가 생기면 좀 괜찮아지겠지...' 매튜의 등을 토닥거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다니엘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3.
어렸을 때부터 매튜의 주변에선 종종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곤 했다. 매튜가 5살 때 갑자기 자살한 유모도 그 중 하나였다. 5번째 생일날 정원에서 매튜의 생일축하를 해주던 사람들이 갑자기 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매튜의 유모가 목에 밧줄을 걸고 지붕 위에 서 있었다. 널 위한거야, 매튜. 그녀는 서늘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매튜를 향해 환하게 미소를 지었고 아래로 뛰어내렸다. 매튜는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막연하지만 느낌이 그랬다.
첫번째 유모가 죽고 지금의 유모가 나타났다. 매튜가 어렸을 때부터 그를 보호해온 그녀는 지금까지 그의 곁을 지켰다. 가끔 다니엘의 얘기를 꺼내며 그를 짜증나게 하기도 했지만 그것만 빼면 매튜의 충실한 종임에 틀림없었다.
점점 매튜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 매튜를 위한 일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각성하지 못했던 매튜는 그들 중 한 명으로부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말을 들었다. 거울로 자신의 머리 속을 들여다 본 그는 충격에 잠시동안 방황했지만 곧 자신의 운명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그런 매튜에게 추종자들은 복종을 맹세했다. 가끔 매튜를 방해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그들은 곧 어떤 식으로든 죽음을 맞이했다. 매튜는 단지 할 일을 할 뿐이었다.
매튜는 힘이 필요했고 랄프는 그가 원하는 힘을 갖고 있었다. 만약 부모가 없으면 랄프가 자신을 받아들일 것임을 알고 있던 매튜는 방해물을 제거했다. 어차피 그들은 친부모도 아니었다. 매튜는 악마의 자식이었다.
목적을 위해선 무자비한 매튜였지만 다니엘만큼은 예외였다. 매튜는 그를 죽이고 싶지 않았고 간혹 제멋대로 구는 추종자들로부터 그를 보호하고 싶었다. 매튜는 그에게서 일정량의 숨결을 앗아갔고 다니엘은 쇠약해졌다. 막상 그를 독차지할 수 있게 되자 내심 만족스럽기도 했다. 다니엘은 그의 것이었다. 앞으로도 달라질 건 없었다.
깊은 밤 매튜는 다니엘이 잠들어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메마른 입술로 지친 숨을 내뱉으며 곤히 잠들어 있었다. 통통하던 뺨과 빛나던 눈빛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충분히 예쁘다고 매튜는 생각했다. 야윈 뺨을 쓰다듬던 그는 문득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르자 자신의 뺨에 그의 손을 살며시 갖다댔다. 거친 피부에 앙상한 손이었지만 여전히 따뜻했다. 얌전히 손을 내려놓은 매튜는 그가 덮고 있던 이불을 들춰내고 잠옷에 있는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다니엘의 맨몸이 드러날수록 매튜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마치 처음인 것처럼.
상의가 제쳐지고 바지와 속옷이 끌어내려졌지만 다니엘은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었다. 그의 위에 올라탄 매튜는 팔을 대고 엎드려 그의 마른 입술을 느리게 적셔나갔다. 다니엘의 볼을 눌러 입을 벌리게 한 그는 젖은 마찰음을 내며 혀와 입술을 빨아들였다. 빨갛게 물든 다니엘의 입술을 잘근거리던 그는 다니엘의 목에 어깨에 얼굴에 미친듯이 키스를 퍼부었다. 사랑해, 이마를 맞댄 그가 작게 중얼거렸다.
대답없는 다니엘을 한동안 바라보던 매튜는 엷게 웃으며 그의 가슴에 입술을 묻었다. 혀로 분홍색 ㅇㄷ를 할짝이자 그가 작게 꿈틀거렸다. 으응... 잠결인듯 웅얼거리는 그의 이마에 매튜는 서늘한 손을 얹었다. 더 자. 그가 귀에 속삭였다. 아직 더 자야 돼.
다니엘의 몸을 핥으며 밑으로 내려오던 매튜는 축 늘어진 성기를 표정없이 바라봤다. 형이 여자였다면 좋았을텐데. 손으로 잡고 부드럽게 쓸어올리던 매튜는 반응없는 성기를 놓고 윤활제를 꺼냈다. 다니엘의 한쪽 다리를 들어올린 그는 젖은 손가락을 뒤에 집어넣었다. 참을성있게 풀어준 그는 진작부터 꺼떡이고 있던 자신의 성기에 콘돔을 씌웠다. 힘없이 벌려져 있던 다니엘의 다리를 들어올려 어깨에 걸쳤다.
다니엘은 가끔 엉덩이나 허리가 아팠지만 어차피 늘 몸이 안좋으니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곤 했다. 자신이 강간 당한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그였다. 매튜는 다니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허리를 짚고 끙끙댈 때마다 속으로 몇 번이나 웃음을 삼켜야 했다.
별다른 압력없이 귀두가 수월하게 들어가자 단숨에 밀어넣은 매튜는 눈을 가늘게 뜨고 기분좋은 숨을 몰아쉬었다. 느긋하지만 힘있게 하체를 밀어붙이자 어깨에 걸친 마른 다리가 흔들거렸다. 매튜는 다니엘의 발목을 붙잡고 그의 몸에 짓눌러 다니엘의 몸을 반으로 접었다. 매튜가 드나드는 접합부위가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체중을 실은 삽입에 성기가 더욱 안쪽으로 들어갔다. 압력을 느낀 몸에 힘이 들어가자 조여오는 내부에 짧은 신음을 토해낸 매튜는 다니엘의 입술에 뜨거운 혀를 집어넣었다. 숨쉬기도 힘든 자세로 한참을 흔들렸지만 그는 그저 젖은 입술로 쌕쌕거릴 뿐이었다.
뭔가에 잔뜩 짓눌린 것처럼 사방이 어둡고 조용했다. 묶여있는 몸을 비틀다 지친 다니엘은 두려운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그때 저쪽에서 다가오는 불빛을 보던 다니엘은 그것이 불빛이 아닌 정체모를 누군가의 눈이라는 걸 알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쌕쌕거리는 숨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눈이 다니엘을 내려다봤고 화르륵 타버릴 것 같은 뜨거움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다니엘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쳤지만 이마에 갑자기 차가운 것이 닿는 순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눈을 질끈 감아버린 다니엘은 뭔가가 자신의 몸을 휘감아오자 헉 하고 입을 벌렸지만 소리없이 벙긋거릴 뿐이었다. 두려움에 헐떡이던 그는 자신의 몸을 감싼 무언가가 점점 안으로 깊숙히 파고들자 감당하기 힘든 두려움에 소리없는 울음을 터트렸다. 그때 갑자기 모든 움직임이 사라졌고 주변이 조용해졌다. 부들부들 떨며 젖은 눈을 꼭 감고있던 다니엘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눈을 떴다. 그 순간 허공에서 너울거리던 커다랗게 찢어진 새빨간 입이 다니엘을 향해 덤벼들었고 그는 까무룩 기절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그에게 매튜가 물었지만 다니엘은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대답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가 얼굴을 찌푸리며 허리를 붙잡는 모습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매튜는 아무래도 눕는 게 좋겠다며 그를 자리에 눕혔다. 매번 귀찮게해서 미안하다고 씁쓸하게 웃는 다니엘에게 매튜는 괜찮다며 다정하게 웃었다.
1.
하품이 날 정도로 지루한 무리에서 빠져나온 매튜는 긴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다가오더니 매튜의 옆에 앉았다. 그는 매튜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점잖게 입을 열었다. 네 아빠하고 난 형제나 다름없는 사이였지. 매튜는 그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아빠 필립의 가까운 친척이었다. 돌아가신 너의 부모님 대신 앞으로 내가 널 돌봐주고 싶구나. 그리고 그는 어마어마하게 규모가 큰 다국적 기업의 CEO였다.
아마 필립이었더라도 자신과 똑같이 했으리라. 랄프는 매튜를 찬찬히 살펴봤다. 아직 12살인데도 어른스런 침착함이 인상적인 아이는 알았다는 듯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매튜는 랄프에게 입양됐다. 자신을 돌봐주던 유모와 함께 랄프의 집으로 온 매튜를 그의 부인이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허리를 숙여 안아주는 그녀의 뒤로 쑥쓰럽게 쳐다보는 파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다니엘, 매튜는 너보다 4살 아래란다. 네가 형이니까 앞으로 잘 도와주렴.
조금 상기된 얼굴로 인사를 하려고 그가 막 입을 열었을 때 매튜가 불쑥 손을 내밀었다. 잠시 멈칫하던 다니엘은 웃으며 매튜의 손을 잡았다. 얼음처럼 차가운 손에 흠칫 놀란 다니엘은 매튜의 손을 가져가 입김을 불었다. 그 행동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밖이 많이 추웠나보다. 자신의 손을 문지르며 웃는 다니엘을 매튜는 빤히 쳐다봤다.
침대에 드러누운 매튜는 손가락 사이로 스미는 불빛을 바라봤다. 누군가와 닿는 걸 병적일 정도로 싫어하던 그가 다른 사람에게 먼저 악수를 청한 건 처음이었다.하지만. ....매튜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쁘지 않았어. 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눈을 감았다. 따뜻한 손과 다정하게 휘어지던 눈, 매끈해 보이는 붉은 입술이 떠올랐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손끝으로 두근거리는 심장이 느껴졌다.
다니엘은 매튜를 친동생처럼 아끼고 사랑했다. 별다른 표현을 하진 않아도 다니엘은 매튜 역시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평소의 정제된 모습과는 달리 매튜는 다니엘 앞에서만큼은 편안하고 꾸밈이 없었다. 다니엘은 그가 자신에게 마음을 열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매튜의 행동에 담긴 의미까지는 그는 알지 못했다.
다니엘의 안색이 부쩍 안좋아졌다. 공교롭게도 매튜가 오면서부터였지만 그것이 서로 관련이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엔 그냥 감기 정도일거라 생각한 다니엘은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쓰러졌고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온 랄프부부는 창백한 얼굴로 잠들어 있는 아들을 걱정스럽게 지켜봤다. 안으로 들어온 의사는 몸이 무척 약해져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밖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며 일단 병원에 입원시키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거라면 차라리 집에서 쉬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부인의 말에 랄프는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집으로 돌아온 다니엘은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하루종일 침대에서 누워지내기 시작했다.
매튜가 온 지 6개월만의 일이었다.
2.
랄프부부는 사립학교에 들어갈 것을 권했지만 매튜는 싫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그의 뜻대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학교에 다니게 된 그는 수업을 마치면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매튜는 밖에 있을 때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다니엘 곁에서 지냈다. 옆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아무렇지 않게 슬쩍 옆에 누워서 낮잠도 자는 등 매튜는 마치 그곳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인 것처럼 당연하게 행동했다. 16살이나 됐으면서 애처럼 왜 그러냐는 다니엘의 말에도 그는 그저 웃었다.
침대헤드에 기대앉아 책을 읽던 다니엘은 가까워지는 익숙한 발소리에 슬쩍 웃었다. 이윽고 벌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매튜는 다니엘이 누워있는 침대로 요란하게 뛰어들었다. 또..! 짐짓 꾸짖듯이 말했지만 매튜는 키득거리며 어리광부리듯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은 다니엘은 그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오늘은 별 일 없었어? 다니엘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로 매튜가 웅얼거렸다. 카일이 죽었대.
뭐? 매튜는 고개를 들어 다니엘의 놀란 얼굴을 쳐다봤다. 며칠 전에 내가 말했잖아. 재수없는 녀석이 하나 있다고. 근데 어제 물에 빠져 죽었대. 물을 참 무서워하던 녀석이었는데... 아이러니하지. 매튜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했다.
그래..정말 안됐구나.
뭐가? 눈을 둥그렇게 뜬 다니엘을 보며 매튜가 표정없이 말했다. 어차피 누구나 한번은 죽어. 그런 나쁜 놈은 빨리 죽어도 나쁠 거 없잖아.
말문이 막힌 다니엘을 보며 농담이라고 큭큭 웃던 매튜는 웃음을 거두고 빤히 쳐다보더니 다니엘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오늘은 좀 어때? 힘없이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다니엘의 모습이 먼지 덮인 그림처럼 희미해 보였다. 뜨끈한 이마에서 손을 내린 매튜는 생기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느닷없이 예쁘다고 했다.
..뭐?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다니엘에게 매튜가 다시 한번 말했다.
예쁘다고.
특히 오늘처럼 살짝 열이 오른 날이면 더 그런 것 같다고 매튜는 생각했다. 홍조를 띤 두 뺨. 힘없이 내려앉은 속눈썹. 지친 듯 나른해 보이는 눈으로 그가 자신을 쳐다볼 때면 어쩔 땐 도저히 참기 힘들 정도였다. 바로 지금처럼.
...예쁜게 아니라 잘생긴 거겠지. 예쁜걸로 따지면 네가 훨씬 예쁘잖아.
나도 알아. 다니엘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큭큭거리던 매튜는 다니엘에게 슬쩍 가까이 앉더니 멀뚱멀뚱 바라보는 그의 어깨를 살며시 쥐었다. 저물어가는 빛이 매튜의 등 뒤로 들어와 그의 얼굴을 어둡게 만들었다. 서로의 호흡이 닿을 만큼 가까워지자 둘의 눈빛이 야릇한 분위기 속에 뒤섞였다. 노골적인 시선에 다니엘은 왠지 그를 밀어내고 싶었지만 그럼 더 어색해질 것 같아서 긴장한 어깨를 굳힌 채로 가만히 있었다. 매튜의 눈이 다니엘의 입술을 향했다. ...형도 날 사랑하지..? 숨막힐 것 같은 정적을 깨고 그가 물었다. 물론 다니엘은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조금 망설이던 다니엘이 입술을 작게 벌리며 그렇다고 대답하자 어둠속에서 매튜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럴 줄 알았어. 매튜는 떨떠름해보이는 다니엘을 끌어안고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나도 사랑해. 기분좋은 듯이 그가 속삭였다. 다니엘은 당황스러웠다. 평소에도 가벼운 애정표현을 자주 하던 그였지만 오늘처럼 부담스러울 정도로 진지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한창 예민할 시기에 계속 붙어있다보니...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여자친구가 생기면 좀 괜찮아지겠지...' 매튜의 등을 토닥거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다니엘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3.
어렸을 때부터 매튜의 주변에선 종종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곤 했다. 매튜가 5살 때 갑자기 자살한 유모도 그 중 하나였다. 5번째 생일날 정원에서 매튜의 생일축하를 해주던 사람들이 갑자기 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매튜의 유모가 목에 밧줄을 걸고 지붕 위에 서 있었다. 널 위한거야, 매튜. 그녀는 서늘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매튜를 향해 환하게 미소를 지었고 아래로 뛰어내렸다. 매튜는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막연하지만 느낌이 그랬다.
첫번째 유모가 죽고 지금의 유모가 나타났다. 매튜가 어렸을 때부터 그를 보호해온 그녀는 지금까지 그의 곁을 지켰다. 가끔 다니엘의 얘기를 꺼내며 그를 짜증나게 하기도 했지만 그것만 빼면 매튜의 충실한 종임에 틀림없었다.
점점 매튜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 매튜를 위한 일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각성하지 못했던 매튜는 그들 중 한 명으로부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말을 들었다. 거울로 자신의 머리 속을 들여다 본 그는 충격에 잠시동안 방황했지만 곧 자신의 운명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그런 매튜에게 추종자들은 복종을 맹세했다. 가끔 매튜를 방해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그들은 곧 어떤 식으로든 죽음을 맞이했다. 매튜는 단지 할 일을 할 뿐이었다.
매튜는 힘이 필요했고 랄프는 그가 원하는 힘을 갖고 있었다. 만약 부모가 없으면 랄프가 자신을 받아들일 것임을 알고 있던 매튜는 방해물을 제거했다. 어차피 그들은 친부모도 아니었다. 매튜는 악마의 자식이었다.
목적을 위해선 무자비한 매튜였지만 다니엘만큼은 예외였다. 매튜는 그를 죽이고 싶지 않았고 간혹 제멋대로 구는 추종자들로부터 그를 보호하고 싶었다. 매튜는 그에게서 일정량의 숨결을 앗아갔고 다니엘은 쇠약해졌다. 막상 그를 독차지할 수 있게 되자 내심 만족스럽기도 했다. 다니엘은 그의 것이었다. 앞으로도 달라질 건 없었다.
깊은 밤 매튜는 다니엘이 잠들어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메마른 입술로 지친 숨을 내뱉으며 곤히 잠들어 있었다. 통통하던 뺨과 빛나던 눈빛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충분히 예쁘다고 매튜는 생각했다. 야윈 뺨을 쓰다듬던 그는 문득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르자 자신의 뺨에 그의 손을 살며시 갖다댔다. 거친 피부에 앙상한 손이었지만 여전히 따뜻했다. 얌전히 손을 내려놓은 매튜는 그가 덮고 있던 이불을 들춰내고 잠옷에 있는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다니엘의 맨몸이 드러날수록 매튜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마치 처음인 것처럼.
상의가 제쳐지고 바지와 속옷이 끌어내려졌지만 다니엘은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었다. 그의 위에 올라탄 매튜는 팔을 대고 엎드려 그의 마른 입술을 느리게 적셔나갔다. 다니엘의 볼을 눌러 입을 벌리게 한 그는 젖은 마찰음을 내며 혀와 입술을 빨아들였다. 빨갛게 물든 다니엘의 입술을 잘근거리던 그는 다니엘의 목에 어깨에 얼굴에 미친듯이 키스를 퍼부었다. 사랑해, 이마를 맞댄 그가 작게 중얼거렸다.
대답없는 다니엘을 한동안 바라보던 매튜는 엷게 웃으며 그의 가슴에 입술을 묻었다. 혀로 분홍색 ㅇㄷ를 할짝이자 그가 작게 꿈틀거렸다. 으응... 잠결인듯 웅얼거리는 그의 이마에 매튜는 서늘한 손을 얹었다. 더 자. 그가 귀에 속삭였다. 아직 더 자야 돼.
다니엘의 몸을 핥으며 밑으로 내려오던 매튜는 축 늘어진 성기를 표정없이 바라봤다. 형이 여자였다면 좋았을텐데. 손으로 잡고 부드럽게 쓸어올리던 매튜는 반응없는 성기를 놓고 윤활제를 꺼냈다. 다니엘의 한쪽 다리를 들어올린 그는 젖은 손가락을 뒤에 집어넣었다. 참을성있게 풀어준 그는 진작부터 꺼떡이고 있던 자신의 성기에 콘돔을 씌웠다. 힘없이 벌려져 있던 다니엘의 다리를 들어올려 어깨에 걸쳤다.
다니엘은 가끔 엉덩이나 허리가 아팠지만 어차피 늘 몸이 안좋으니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곤 했다. 자신이 강간 당한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그였다. 매튜는 다니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허리를 짚고 끙끙댈 때마다 속으로 몇 번이나 웃음을 삼켜야 했다.
별다른 압력없이 귀두가 수월하게 들어가자 단숨에 밀어넣은 매튜는 눈을 가늘게 뜨고 기분좋은 숨을 몰아쉬었다. 느긋하지만 힘있게 하체를 밀어붙이자 어깨에 걸친 마른 다리가 흔들거렸다. 매튜는 다니엘의 발목을 붙잡고 그의 몸에 짓눌러 다니엘의 몸을 반으로 접었다. 매튜가 드나드는 접합부위가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체중을 실은 삽입에 성기가 더욱 안쪽으로 들어갔다. 압력을 느낀 몸에 힘이 들어가자 조여오는 내부에 짧은 신음을 토해낸 매튜는 다니엘의 입술에 뜨거운 혀를 집어넣었다. 숨쉬기도 힘든 자세로 한참을 흔들렸지만 그는 그저 젖은 입술로 쌕쌕거릴 뿐이었다.
뭔가에 잔뜩 짓눌린 것처럼 사방이 어둡고 조용했다. 묶여있는 몸을 비틀다 지친 다니엘은 두려운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그때 저쪽에서 다가오는 불빛을 보던 다니엘은 그것이 불빛이 아닌 정체모를 누군가의 눈이라는 걸 알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쌕쌕거리는 숨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눈이 다니엘을 내려다봤고 화르륵 타버릴 것 같은 뜨거움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다니엘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쳤지만 이마에 갑자기 차가운 것이 닿는 순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눈을 질끈 감아버린 다니엘은 뭔가가 자신의 몸을 휘감아오자 헉 하고 입을 벌렸지만 소리없이 벙긋거릴 뿐이었다. 두려움에 헐떡이던 그는 자신의 몸을 감싼 무언가가 점점 안으로 깊숙히 파고들자 감당하기 힘든 두려움에 소리없는 울음을 터트렸다. 그때 갑자기 모든 움직임이 사라졌고 주변이 조용해졌다. 부들부들 떨며 젖은 눈을 꼭 감고있던 다니엘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눈을 떴다. 그 순간 허공에서 너울거리던 커다랗게 찢어진 새빨간 입이 다니엘을 향해 덤벼들었고 그는 까무룩 기절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그에게 매튜가 물었지만 다니엘은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대답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가 얼굴을 찌푸리며 허리를 붙잡는 모습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매튜는 아무래도 눕는 게 좋겠다며 그를 자리에 눕혔다. 매번 귀찮게해서 미안하다고 씁쓸하게 웃는 다니엘에게 매튜는 괜찮다며 다정하게 웃었다.
선생님ㅠㅠㅠㅠㅠㅠㅠㅠ존나좋다 헐존좋
답글삭제그래서 어나더는 언제인가여ㅠㅠㅠㅠㅠ여기에누워 기다릴께여
답글삭제아니이게뭐야... 선생님 사랑해요
답글삭제신박한 조합인데 케미 쬲!! 선생님 어나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