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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텀으로는 앵슷이 실바랑만 엮여야 실바쪽에서 주도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했으나 오산이었음을 다시한번 고백하며 옛날에
찐 몽쉘을 대회용으로 리메이크함 ㅇㅇ
(((소설체주의)))
본드는 여전히 잠에 드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일단 잠이 들면 깨어나기가
힘들었다. 꿈을 꾸면 언제나 그녀, 베스퍼가 본드의 앞에서
웃고 있었다. 그녀의 그 빨간 드레스와 그때의 그 강 위에서 카메라를 들고 환하게 웃던 베스퍼. 그리고 종내에는 그 철창에서 손을 놓고 인사를 하며 죽어버린 그녀. 이미
차게 식은 입술 위로 아무리 호흡을 불어넣어도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래도 본드는 잠에서
깨지 못했다. 그런 그녀라도 보고 싶었기 때문에. 괴로워도
보지 못하는 것 보다 낫다.
그런 본드를 큐가 모를 리가 없었다. 큐는 언제나 온 신경을 본드에게
쏟아 부었다. 그의 쿼터마스터가 된 때부터 이미 큐는 본드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직업이 아니었고, 생활의 당연한 부분이 되었다. 본드를 바라보는 것은. 언제부터 사랑하게 되었나도 알 수 없었다.
큐는 아직 젊은이어서, 누군가에게 거절당한다는 두려움이나 성별 같은
것은 사소한 문제였고 때문에 그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쉽지 않으리란 것은 알았지만
-설마 본드가 그렇게까지 그녀를 사랑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베스퍼의 기억에 허우적대는 본드마저 사랑하게 되었다. 언젠가 한번은 동정이라도 바라며 눈물을 내비친
적도 있었지만 그 정도로는 본드를 동요시키지는 못했다.
나는, 이제 아무에게도. 그게
누가 되었든지. 아무하고도 안돼. 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래. 그는 분명 아무한테도 허락하지 않을거야. 그걸로 됐어. 라고 큐는 생각했다.
다만 날이 갈수록 베스퍼를 향한 큐의 증오와 원망은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이미 죽은 사람에게서 빼앗아 오는 일은 불가능했다. 큐는 그의 천재적인 두뇌로도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음에
절망했다.
어떻게 할 수가 없고..
-
본드가 돌아왔다. 병원으로. 이번
임무는 그간 본드가 입은 부상 중 가장 큰 상처를 온몸에 새기고 돌아왔다. 본드가 기억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살아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으니까.
눈앞은 가물가물했고, 몸은 공중에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모르핀 버튼을 세 번 눌렀을 뿐인데도 몸이 워낙 약해져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 듯 했다. 딸깍 딸깍 몇 번을 더 눌렀지만 모르핀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흐릿한 시야로 베스퍼가 보였다. 아 또 꿈인걸까. 그래도 본드는 좋았다. 베스퍼. 하고
불렀다. 소리가 났는지는, 제대로 발음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카지노에서 입었던 그 보라색 멋진 드레스. 아름다운 베스퍼.
물론 그건 베스퍼가 아니었다 그는 큐였고, 큐 역시 생각 외로 그
드레스가 잘 어울렸으나, 본드는 그게 큐임을 알아보진 못했다. 자꾸만
끊기려는 몽롱함 속에 단지 보라색 드레스의 인영은 베스퍼일 뿐. 앞으로도 그럴 것이었다.
베스퍼, 사실은 큐인 그가 본드에게 키스를 했다. 도톰한 본드의 입술에 살짝 혀를 대고 핥자, 자연스레 본드는 입을
열었고 모르핀에 취한 몸은 혀도 마찬가지라서 제대로 놀리지는 못했지만, 큐는 만족했다. 처음으로 본드 안으로 침입하는 순간이었다. 마치 처음 해킹에 성공했을
때와 같은 희열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큐의 두뇌는 멀쩡히 돌아가고 있어서, 본드가 키스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아니고 베스퍼이기에, 분노했다. 스멀스멀
오르는 분노가 잠시 망설였던 큐를 단호하게 해주었다.
키스는 길었고 큐는 빈 손을 들어 약물이 든 주사기를 꺼냈다. 달고
단 키스와 약에 취해 정신없는 본드의 목덜미께로 날카로운 바늘이 꽂히자 본드는 순식간에 정신을 차렸고, 베스퍼가
사라지는 것을- 눈 앞에 큐를 확인하자마자 다시 눈이 감겨버렸다.
큐였었나.
의식을 잃은 본드 위로 큐가 몸을 겹치면서 올라갔다. 자기보다 나이도
많은 주제에 단단하고 넓은 가슴이었다. 실내에서만 갖혀서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자기와는 확연히 다른
그 몸 위에서 본드가 깰 걱정 따위는 없이 한참을 울었다. 아무리 바르작대도 본드는 깰 줄 몰랐다.
덕분에 큐는 본드의 몸에 자신을 밀어 부칠 수 있었다. 약 덕에 이완된
몸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었다. 뒤도 많이 풀려 있어서,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본드를 취할 수 있었다. 잠든 그 몸에. 시체처럼
딱딱하지 않다는 것만이 위로였다. 살아있어. 살아있는 그와
정을 통하는 거야.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욕망을 쏟아내었다. 본드의
몸은 밖도 안도 따뜻했다.
-
본드는 한참 만에 눈을 떴다. 주변을 살폈으나 아무도 없었다. 분명 큐를 봤는데.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큐를 봤는데. 베스퍼가 아니었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단순히 약에 취해 늘 그렇듯 꿈과 현실을 구분 못한 것 일까. 정말
나 혼자 였을까. 본드는 계속 궁리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기억해 낼 수 없었다..
그 이후 본드는 빨리 회복했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의 뒤에는 언제나 큐가 있었고.
그러다 어느 날, 선선히 말을 건내는 큐의 입술이 눈에 띄었다. 그때 본 게 헛것이 맞을까. 큐는 왜 나를 좋아한다고 했었을까. 아직도 그럴까. 한번 큐를 의식하고부터는 항상 큐만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배려가, 행동이,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소 따위가 본드를 어지럽혔고, 곧 그도 큐에 대한 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과거를 잊을 만큼’ 이라고 말했던 베스퍼가 여전히 본드에게 남아있던
탓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상처는 영원히 남아도 늘 그렇듯 본드는 부활자였다..
큐는 기뻤다. 몇 번째인지 기억도 안 나는 거듭된 고백 끝에 본드가
자신을 받아주었단 사실이. 그것에 원망스런 그녀가 영향을 끼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그녀의 말이었든, 아니면 그 날 그 보랏빛 드레스 덕이었는지는 상관없었다. 다만 제임스를
잡아둘 수 있다면.
큐는 절대, 앞으로도, 실수로도, 자기가 그때 본드에게 했던 일을 밝히지 않을 작정이다. 아마 본드도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 못함이 분명하다. 착각이라고 살아가게 두면 된다.
모든 건 없었던 일이 되게. 어떤 강요도 없이, 본드가
큐에게 향하는 감정이 순수하길 바랐으므로.
이게 왜 앵슷이냐면 중간과정에 큐의 앵슷도 앵슷인데 본드가 베스퍼와 관련된 기억과 큐의 마음 사이에서 엄청나게
혼돈과 카오스 앵슷일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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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댓글- 닼멘, 리저렉션, 좆펑, 금손아 손이차다, 붕간적으로 압해좀;; 등등
◎너붕팔의 설레는 마음을 붕간적인 예의를 갖춰서 눈치껏 표현해주면 좋겠다.ㅇㅇ